입대하면 한 여름보단 선선한 날씨에 조금은 쉽게 훈련을 받지 않을까 기대했지만,
유난히 더웠던 9월 이었던 것 같다. 생각해 보니 세상은 원래 그런거 같기도 하네..

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훈련소 퇴소를 앞두고 어느덧 군인의 향기를 뿜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.

밖에서는 상상할 수 없겠지만, 퇴소전 훈련병으로써의 약간의 여유(?)까지도 누리면서 3주쯤 늦게
입소한 애들을 불쌍(?)하게 여겨주는 센스까지 지니게 되지 않았을까...
추억을 더듬으며 상상해 보게되네...^^

191번 훈련병 김성호....
잘 지내고 있지? 매형이야..

떠나기 전에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보낸게 못내 아쉬웠는데,
인터넷에 올라온 네 사진을 보면서...
또, 집으로 보낸 네 편지(다.까?)를 보면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고
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젠 제법 의엿한 군인이 되어 있는거 같아서 보기좋았단다.

견딜만(?) 하지?
누구나 하고 나오는 군 생활이니까 특별히 너만 힘들 거라고 이야기하진 않을려고 한다..^^;
다만 처음부터 제대할 때까지 몸 건강하게 군생활 했으면 하는 바람은 지금이나 제대하는
날이나 한결같은 가족의 마음이란 이야기는 해야겠구나...

네 주소가 올라오고 편지 한번 써야지 마음 먹었다가 퇴소를 앞둔 이제서야 펜을 들게 되었다.
그 간 변한 니 모습을 한번 보고 싶다만, 아직은 성급한 기대인 것 같고...

이제 곧 4주간 엄청나게 부러워했던 짝대기 하나를 앞에 달고 자대로 가게 되겠구나...
큰 기준에서 훈련소는 훈련만 하면 되지만, 자대는 조직생활이 되는 것이고 그 조직의 분위기가
네 앞으로의 군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다. (편하나 아니냐..뭐 이런 ^^)

그래도, 세월은 변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에 성호 넌 다른 생각하지말고
이등병 첫달, 적어도 백일까진 무조건 빠른 행동과 큰 목소리 하나로 대응하면 동기들보다
빨리 중대 분위기에 흡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.
물론 성호 넌 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^^

병무청 홈피를 통해서 네 자대 정보를 알게되었어. 식구들 한테도 들어서 확인했고...
내가 알기론 배치받는 부대가 부개역쪽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... 멀지 않게 배치를 받게 되어
어머님 아버님의 걱정이 조금은 덜어지게 된 것 같구나...
배치 소식 접하면서 속으로.. 성호는 군에 가서도 효도를 하는구나^^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. ㅎㅎㅎ
성급한 추측이지만, 전투병이 아니라서 훈련은 많이 없을 것 같고...
있더라도 형식적이거나 열외될 가능성이 좀 있을 것 같아. 기대할 만한 부분인 거 같고...
대신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더 많을지도 몰라...
그런 부대의 특성상 내무반에서 과도하게 군기잡으려는 속성들이 좀 있어서..
하지만, 다 하기 나름이니까 기대도 걱정도 하지말고 네 각오만 분명히 하고 가서 부딪히고 이겨내길...

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광고카피..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군대 아닐까 싶네...
남들보다 늦게 군대 갔지만, 그게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단 것 너도 잘 알지?
드러내 놓고 티내지는 말고 대신 의연중에 행동속에서 형으로써의 너그러움과 솔선수범을
보여준다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중대원들 모두가 널 인정해 줄 것이라 믿어 난...
니가 잘 할 것이라는 것도 믿고!

어머님, 아버님은 네 걱정 많이 하고 계시단거 말 안해도 잘 알겠지...
어머님은 언제 면회갈 수 있는지만 손꼽아 기다리시는 것 같아...
너도 가족들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고... 물론 여자친구는 더 보고 싶을 것이고..^^;

누나가 인터넷에 쓴 편지 봤는지 모르겠지만, 아직 발령은 나지 않았고
아마 조금 더 늦어지게 될 것 같단다.
예전에 누가 발령 빨리나나 내기하던 일을 무척이나 부끄러워하고 있는 거 같아 누난..ㅎㅎ
네 첫 휴가 전에는 조카의 소식을 들려주려는 목표는 가지고 있지만,
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고...^^

다다음주면 처제 결혼도 있는데...
이부분은 지휘관의 재량이니까 좋은 중대장 만나서 그 때 얼굴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...
후반기 교육이 한 2주정도 될테니까 니 말대로 힘들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.
그치만 후반기 교육은 신병훈련처럼 딱딱하진 않을꺼니까 이야기 할 기회는 있을 것이야
후반기 교육 처음 시작하면 지휘관 면담 있을테니까 이야기나 한번 해 보도록 해~

성호...

언제 제대하나 하면서 목빼고 기다리는게 가장 어리석은 군생활이라고 생각해.
지금은 힘들겠지만, 지나고 나면 그 모든게 추억이 된다는 생각하면서 즐겼으면 좋겠어..

오랜만에 군사우편 도장을 보고 있으니 형이 군생활 하던 시절도 생각나고,
예전 생각 많이나고 하네...
사실 그 추억이 너에게 편지 한통을 쓰게 해 준 계기였던거 같아..

군사우편 인주를 보면서 형이 예전에 훈련가서 화생방 들어가서 방독면 벗고 PT하고
군가 2곡하고 나왔던 기억이 났었어.
죽겠구나 할 때쯤 문이 열리면서 가스 속에 한줄기 빛이 보였고, 미친듯이 뛰처나왔을 때
눈물, 콧물, 침, 땀...구멍이란 구멍에서는 모두 뭔가가 나오던 기억.
줄서서 팔벌리고 바람을 마주했던... 그리고 늘 부는 바람, 가족...
그 평범한 것들에 고마움을 느꼈던 추억은
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기에...
지금 너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지 얼마나 여길 그리워 하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이 돼.
하지만, 그 속에서 만남도 있고 우정도 있고 또 나름의 생활이 있다는 것 역시 아니까
부모님 처럼 막연히 걱정하고 하진 않을려고....
아까도 말했듯이..
그저 건강하게 군생활 열심히 하면서 지내다 왔으면 좋겠어.

또 편지 쓸 기회가 있을까? ^^
확답은 하지 않겠지만, 그렇게 하도록 형도 노력할께...
늘 건강하고, 즐기면서 열심히 하면.. 고생하는 시기는 잠깐이니까...
금방 적응할 수 있을꺼야.

가족들 걱정은 하지말고...
형이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부천에 자주 찾아뵙진 못했지만,
어머님, 아버님 한테나 늘 감사한 마음으로 모실테니까...
넌 건강하나만 잘 챙기고 지냈으면 좋겠어.

여자친구 편지도 아닌데, 너무 길어졌다 야.. ^^
자대 배치 받으면 가족들 한테 또 한번 소식 전해 주길...


조교들에게 귀에 딱지 않도록 들었겠지만.....
진실이기에...^^
"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!"

08.09.21
매형이...


2008 09 22, 01:53 2008 09 22, 01:53
http://jongchae.com/blog/trackback/100